국회 교육위원회는 31일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내달 14일 다시 열기로 했다.
교육위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의사일정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3월 31일 정오가 지나자 포털을 필두로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청문회 연기 보도를 쏟아 내었습니다. 우선 관련 인물과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정순신
1966년 부산출생,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7년 제37회 사법시험 합격해 제2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현 사법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사들과의 다양한 인연도 있습니다. 1998년 법무법인 충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1년 검사로 전직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시작으로 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다가 2020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에서 14, 15,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진형 전 의원의 사위이고 2009년 당시에도 조 전 의원의 재산은 886억 원을 신고하는 등 막대한 자산을 소유한 것으로 현재는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직 중에는 2017년 소위 ‘돈봉투만찬사건’으로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의한 막강한 수사권을 가지게 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당일인 2023년 2월 24일 KBS의 보도를 통해 정순신의 아들이 2017년 강원도에 소재한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기에 동급생을 1년 가까이 같은 학년 학우에게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가해자로 뒤늦게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사건 당시 후술할 정순신 본인의 대응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었고 사건의 피해자는 2명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해자로부터 밝혀진 피해사실에 의하면 정순신의 아들에게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왔는데 정순신 아들은 피해자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새끼",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평소 친구들에게 당시 고위 검사였던 아버지에 대해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을 받고 하는 직업이다, 내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는 사람이 많으면 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과 병원 진료를 받았고 '자살 위험 진단'을 받았으며 상태가 심각해진 피해자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판결문에서 학폭위는 “정 군이 A군과 B군에게 비하하는 발언, 무시하는 발언,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 등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라고 판단해 학교 측에 정 군에 대해 △강제전학 △서면사과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조치를 요청했고 학교는 하루 뒤 학폭위 조치사항을 정군에게 통보했다고 합니다.
판결문에는 정 군의 학폭에 대한 학교의 조사 내용과 피해학생, 주변 친구들의 증언들이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 학교폭력 담당교사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주변 증언에 따르면 (정 군이) 횟수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피해학생 A군에게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인격모독의 말을) 자주 했다고 함”이라고 기록돼 있다. 정 군은 특히 학폭위 조사 과정에서 반성 없는 태도와 성의 없는 사과문 작성으로 학폭위원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데 당시 현직 고위검사인 정순신은 첫 학폭위에 직접 참석해 아들을 변호했는데, "친해지려 했다.", "오히려 원하지 않는 기숙사 방에 배치하는 것이 '제도적 폭력'"이라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보다 가해자인 아들의 잘못을 줄이는 데 주력했는데 자신의 법적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여 학교폭력을 저지른 본인의 아들을 감싸고돌았고 당시 담당 교사는 "정 군의 1, 2차 진술서에서 회피하는 모습이 강한 이유는 아버지가 써 준 걸 보고 썼기 때문", "반성을 전혀 안 하고 있다"라고 법정에서 증언하며 가해자 정 군의 반성 없는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교사들이 선도하려고 해도 정 군은 어떻게든 책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순신 부부는 교육청 재심 청구,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 온갖 법적 조치를 동원해 아들의 전학을 막으려 한 정황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강원도 학폭위는 당일 회의 끝에 정 군에 대해 ‘전학처분’을 추가하는 재심결정을 했다. 정 군이 반성을 안 했다는 점, 피해 정도가 심한 점, 학교 측 의견을 종합해 보면 강제 전학이 필요하다”면서 1차 자치위원회 결정대로 전학 조처가 적절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었던 것입니다. 정순신은 입시를 앞두고 있는 아들을 위해 소송대리인으로 사법연수원 동기(27기)인 판사 출신 변호사를 앞세워 전대미문의 전학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신청을 시작으로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갔던 것입니다. 물론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됐고 전학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본안소송(취소소송)도 1심인 춘천지법 행정 1부와심, 대법원까지 모두 기각됐습니다.
더 글로리
최근 ‘더 글로리’라는 학폭 관련 드라마를 보면 소위 가진 것이 많은 아이들 자본이니 권력자를 부모로 둔 그룹들은 당시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그러한 잘못을 덮으면 된다라든지 완벽하게 덮을 수 있고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 가리고 귀를 막는다고 하여 가려지고 은폐되지 않고 언젠가 반드시 어떠한 형태로든 드러나게 되는 사회적 필연이라고 봅니다. 많은 재산과 많은 사회적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권력을 더 가져 보려다가 가진 것을 많이 잃게 될 운명에 놓인 것입니다.
철없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 주먹다짐 하고 끝이난 해프닝이나 추억이 아닌 부모의 잘못된 교육으로 악마의 인성으로 자라난 아이가 부모의 권력과 재력을 믿고 패륜적 행위를 장기간 저지르고 자신의 행위가 잘못이라 여기지 않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서 패륜인성으로 무장한 채 지식만을 배우고 혹여 판사, 검사라도 된다면 이 사회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소위 권력과 재력으로 연결된 상위 3% 재생산 구조를 강고히 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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